본문 바로가기
축구 이야기

박항서 감독, 임금삭감 질문에 분노 - 베트남 현지 반응

by 후랭쿠 2020. 9. 28.

HLV U-22 축구 국가대표 소집 박항서 기자회견 2018.08.18 

박항서 감독, 임금 삭감 질문에 분노 - 베트남 현지 반응

 얼마 전에 있던 일이었죠. 베트남 현지 언론이 코로나 확산으로 정상적인 대표님 운영이 어려워지자 축구 대표님 박항서 감독의 연봉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베트남넷이라는 매체는 전 세계 많은 팀이 긴축 재정을 보이는데 박항서 감독의 연봉도 예외일 수는 없다라며 보도를 했었습니다.  거기에 VnExpress는 우선 베트남 축구협회 VFF는 박 감독의 임금 삭감을 강요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었지요. 직접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자발적으로 하길 원하는 듯한 기사였습니다. 허허 협회의 말이 참... 

일부 현지 기사의 베스트 댓글들을 보면 베트남이 없다면 감독님은 영원히 무명 감독이 될 거야. 어느 나라에서 오늘날 같은 당신을 만들었는지 알아야 해...라는 글도 있었는데,

이를 들은 한국인 네티즌들의 반응입니다. 

"감독님 그런 나라에서 제발 나오세요" 
"변방의 나라에서 동남아 강국으로 만들어줬더니 배은망덕한 놈들이군"
"뒤통수도 이런 뒤통수가 없다... " 
"무식하고 무례하다"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
"어딜가나 기레기들이 문제구나"
"그냥 태국을 가세요" 등 정말 분노와 모멸감을 느끼는 글이 9할 이상이었습니다.

박항서 감독 기자회견 사건의 전말

 거기에 불을 지핀 사건이 있었지요. 8월 18일 U-22세 축구 국가대표 소집 기자회견에서 한 여기자가
"연봉 삭감 안 합니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사전 질문에 서로 민감한 질문은 하지 않기로 되어있었는데, 아주 대담하고 무례한 돌발 질문이었죠. 


그러자 박 감독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라는 말에 기자는 본격적으로 마스크도 벗고 질문을 하기 시작합니다. 

기자 "월급 삭감 안 합니까?" 

그러자 박감독은 통역을 쳐다봤고, 통역관은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아까랑 똑같은 이야기예요... 선수들도 깎는데 안 하시냐고.."라며 머쓱한 통역을 합니다.   


그 이후 박 감독은 

"그러면 기자님도 월급이 감소됩니까?" 
그러자 주변의 많은 기자들이 웅성대기 시작했고 말을 이어서

"나는 계약이 되어있다. 대리인과 이 사항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우리 대리인이 다시 협화와 다시 재계약을 해야 되겠다"
라며 아주 분노의 일침을 가합니다.

거기에 이어서 "나는 베트남이 어려운 걸 알고있다.  하지만!
나도 여기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시 협화와 우리 대리인은 재계약을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며 확고한 답변을 합니다.

거기에 마지막 KO펀치로
"나도 베트남 유소년들을 위해 기부도 많이 하고 있고, 외국인이지만.. 참.. 나도 자존심이란 게 있다. 협회가 진정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년에는 재계약을 다시 하던지 안 하던지.. 다시 하는 걸로 해야 할 것 같다. " 라며 기자회견을 마쳤습니다. 

이를 본 한국 네티즌들은 위와 같은 비난 글이 쇄도했습니다. 
"짜증 납니다. 국민들 스트레스받게 하지 마시고 들어오세요" 
"알면 알수록 정나미 뚝뚝 떨어지는 나라.." 등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베트남 현지 반응은 어땠을까요?  현지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박항서 베트남 현지 반응

아래는 인터뷰 이후 현지에서 달린 베트남 팬들의 댓글을 번역한 내용입니다. 


"그가 기부한 돈이 그가 받는 연봉보다 몇 배나 많은데... 박 감독님의 연봉을 줄이려면 축협 너네 어머니들 중에 누군가 데리고 나와서 일하던가.. 저 기자를 창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네.. 베트남 사람인 나도 불편하다. 박 선생님 말씀이 옳습니다. "

"이건 우리 문제가 아냐"

"기자가 왜 저리 배은망덕한건지..."

"박 감독님은 돈에 대한 책임이 없습니다. 기부도 하시는데 또 원하는 게 있습니까??"

"그럼 1년 동안 200%로 일하면 연봉도 두배가 되나요?"

"이런 민감한 문제는 여기서 말하면 안 되죠..."

"저 여기자 뭔 헛소리야"

"감소가 있다면 너나 그렇게 쳐 앉아서 먹지도 마, 박 감독님은 의심의 여지없이 헌신하고 계신단 말이야"

"기자는 물어볼 가치도 없는 민감한 문자를 들먹였어.. 베트남 축구를 위해 딱히 더 좋은 질문이 없다면 그냥 닥치고 있어라"

"이건 누구에게 묻더라도 민감하고 무례한 질문이었어.."

"베트남 기자들은 이미 우리 네티즌들보다 멍청하다는 걸 알고 있을 거야"

"설마 이게 베트남 축협의 의도인 건가"

"올해의 가장 개소리 같은 질문이었어"

"질문이 정말 난센스다.."

"정말 똥 같은 기자다... 그건 지한테나 할 말이지"

"주최자는 저 기자를 저기에 발도 들여선 안돼"


 저도 글을 쭉 읽어봤는데, 9할 이상이 기자에게 욕을 하는 글이었습니다. 저도 현재 하노이와 호치민에 위치한 파트너사들과 비즈니스를 쭉 해오고 있는데, 물어보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난리를 칩니다. 

딱히 이 일에 관심은 없고, 그냥 그 기자만 나서서 설레발 쳤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불과 몇 년전이죠. 코로나 전에는 아시안컵을 베트남 딜러들과 같이 호치민의 한 카페에서 보기도 했었지요. 일과를 모두 마치고, 파트너와 함께 집 앞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소리치고 환호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치 우리가 월드컵 때 모두가 응원을 나가는 것처럼 일을 하러 가는 도중에도 "후랭쿠, 오늘 마지막 날인데 좀 피곤하지 않아? 오늘 일 빨리 끝내고 같이 축구나 보러가자..."라고 하는 등 축구에 모두가 열정적이었습니다.      

2018년 아시안컵 베트남

지금은 원래 가려던 출장은 모두 취소되었지만, 그래도 항상 출장을 나갔을 땐, 고객사 작업자 분들이 저만 보면 "한국에서 왔나요?"  "파캉서 땡큐.. 쏘 굳!" 이러면서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됐었습니다. 

 박 감독님은 축구 이상으로 베트남 교민과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정말 큰 도움입니다. 광고도 많이 찍으셨고, 정말 여러모로 가타 외교관이나 연예인들보다 수백배 이상은 큰 파급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제 파트너사 직원이나 대표들도 베트남 국가가 나올 때, 가슴에 손을 얹는 사람은 박항서 감독님 밖에 없다며 많이들 감동을 했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잘못 본다면 그들의 민낯을 드러내게만 했다, 배은망덕 하다 등의 비난으로 받아들여지기 쉬워 매우 아쉽기만 합니다. 다행히도 저런 질문이 온 국민 전체의 생각은 아니라는 것에 안도감이 생깁니다.   저도 이 글을 쓰는 동안 많이 과민반응을 했지만, 많은 기사와 댓글들을 찾아보고 현지의 반응을 살피고 나서 많이 안심했습니다. 

작년에 자주 갔던 Cong카페... 그립네요.

 글을 재밌게 읽어보셨나요? 다음 글이 기대되신다면 나가기 전에 조금만 생각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세계 속 한국의 해외 반응을 공유하는 전 영어강사이자 현 직장인 MBA 대학원생 후랭쿠입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구독 + 공감 = 사랑입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