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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야기 - 면접, 출장, 직무 등

[직장] 9. 회사생활 - 대기업 VS 외국계

by 후랭쿠 2023. 12. 19.

후랭쿠의 생존기

[직장] 9. 회사생활 - 대기업 VS 외국계

안녕하세요. 다시 블로그 바람이 불어서 찾아오게 된 당신도 직장의 신 블로거 후랭쿠입니다. 날씨도 추운데 잘 버티고 계신지요? 특히 오늘은 빙판길로 고생하신 분들이 꽤나 많이 계실겁니다. 항상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직장을 다니다보면, 한국에서 비단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중견기업과 대기업 등으로 회사 규모에 따라 급을 나누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질 수록 사내 복지도 좋아지고는 하지요.

혹여나 티비나 드라마에서 스타트업 회사의 워라벨 수준이 높은 생활을 보며 다들 저마다 부러움을 앉고 자리로 돌아가 다시 소처럼 일하고는 합니다. 여러분들이 선호하는 직장생활은 어떠신가요?

오늘은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와 대기업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 글이 그다지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처음 외국계나 대기업 이직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어느정도 감을 잡으실 수 있도록 일반적으로 쓴 글이니, 가볍게 훑어가듯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1. 기업 문화 및 규모

 예측하셨던게 문화와 규모적인 측면이라면, 맞습니다. 외국계는 한국 기업들보다 더 넓은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여 한국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시장을 상대로 일하는 국제적인 기업 문화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대기업들은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비교적 내수중심 특유의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의사 결정 구조

 한국의 중소기업은 의사결정이 매우 빠르지만 번복과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구조입니다. 사장님 혹은 팀장님의 말 한마디에 수개월간 진행해오던 프로젝트가 날아가기가 다반사이며 프로젝트 파트너사도 종종 제 의지나 평가가 아닌 회사 대표의 지인이나 윗선에서 결정된 이들과 진행하고는 합니다. 

 중견에서 대기업으로 넘어가면 그러한 억지스러운 과정은 줄어들지만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종종 다양한 단계를 밟아야 합니다. 결재라인도 무지막지하게 많고 종종 회의도 소집, 진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여전히 의사결정 구조가 보수적이고 한 순간의 실수로 수억에서 수백억이 날아갈 수도 있는 구조이기에 최선을 다해 결정합니다. 간단한 회의도 대면으로 결재 하에 진행을 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반면 외국계 기업은 규모가 크지만 우선 의사결정 과정에서 본다면 탈중앙화되거나 민주적인 구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혹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가 나올 때도 있고, 직책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참여하는 회의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순간은, 고심과 고심 끝에 회의를 수일, 수개월에 거쳐 진행하기 보다는 일단 회의끝에 나온 초안으로 진행을 하고 나중에 수정해 가는 방식을 고수하는 편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돌다리도 두들겨보는 경우는 당연합니다. 각 유관부서의 협조와 조율을 위해 컨퍼런스콜이 다반사입니다. 허나 한번 룰을 정했다면 그대로 무조건 따라야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위치한 외국계 회사는 한국에 위치한 단순 '영업 법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HR이나 다른 마케팅 등의 활동이 필리핀, 싱가포르, 홍콩(아시아 퍼시픽 오피스라 불리며 이 곳에 한국 법인장이나 팀장들의 상사들이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음)에서 이뤄집니다. 어디까지나 경향일뿐, 모든 외국계가 다 그런것은 아니니 회사가 속한 산업마다 다르다는 점은 언제나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제 실제 경험담으로 최종면접까지 갔었지만 경력 부족으로 떨어졌던 두 외국계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한 곳은 전자제품, 전자기기 및 공정 자동화 솔루션 관련 그룹사이고 다른 한 곳은 풍력 발전 관련 업체였습니다. 두 업체 모두 링크드인을 통해 제안을 받은 곳이었고, 외국계 입사 또는 지원 경험이 부족했던 시절 저는 담당자에게 어떻게 저를 찾게 되었고, 제가 귀사의 JD에 어떻게 걸맞는 인재인지를 물었습니다. 인사 담당자는 자기 소개와 함께 저를 링크드인에서 특정 키워드(MBA나 영어 능통자 등의 키워드로 추정) 소팅을 통해 찾았다는 회신을 하였고, 저는 고심끝에 이력서를 제출하여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1차 스크리닝이 끝나고 인사담당자는 저에게 2차 영어, 직무 면접 일정을 잡기 위해 전화를 하였고, 저는 며칠 후  2차 실무자 대면/비대면 면접을 거쳐 마지막 3차 본사 비대면 임원면접을 화상을 통해 치르긴 했으나, 각각 2차와 3차 면접에서 그동안의 경력이 특정 제조업체에만 국한되어 아쉽지만 탈락이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근무지는 서울 강남이지만 아시아 퍼시픽 사무소에 위치한 HR팀에서 직접 연락이 와서 면접까지 봤던 사례를 생각해보면 "아, 한국 지사라고 인사권까지 있는건 아니구나"라는 점도 깨닫게 되었지요. 

3. 비즈니스 전략

 외국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국제적 비즈니스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서 다양한 시장에서의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 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들도 많이 글로벌화가 되어가는 추세이고 종종 국내 시장에서의 노하우와 강점을 바탕으로 한 전략을 중시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허나 둘다 현지 지사 등을 통해 업무 협조를 구하고 상황을 먼저 알아보는 방법이 있기에 비즈니스 전략은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택한다는 방법론에는 일단 동일해 보입니다. 

4. 인사 정책 및 조직 문화

 외국계는 학벌보다는 다양성과 글로벌 마인드를 겸비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세계 다양한 인재를 뽑으려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지 채용도 활발하며 각국의 대학에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치며 자사에 지원할 것을 홍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이제는 고치려 한다지만 여전히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걸러진 인재들도 결국 SKY라는 말도 있듯 여전히 학벌 또는 IQ나 높은 지적수준을 요하는 시험을 통해 거르곤 합니다. 그리고 자국민 출신 인재 육성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기업 내 조직 문화도 가장 한국적인 특성을 반영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외국계의 개인주의보다는 팀워크를 중시하는 문화가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진출한지 오래된 기업인 경우, 그들이 한국 사회를 바꾼다기 보다는 한국화가 되어 회식문화와 전통적인 상하관계가 다시 새로운 형태로 태어나기도 합니다.

 또한 역으로 대기업 역시 외국계나 스타트업으로 인재가 이탈되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하여 수평적 구조로 일하게끔 변화시키는 조직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로, 과거 군대식 상하구조 명령체계와 회식은 무조건 술이라는 모 제조기업이 있는데,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같은 IT업체에 인재들을 많이 빼앗기는 것을 보고 과장에서 부장직책을 책임으로 직책 호칭을 변경하고 사무실 자리도 웹으로 신청해서 앉게 하면서, 업무시간이 끝나면 자동 PC셧다운제를 실시하는 등(물론 이를 따라했지만, 내부 꼰대들로 인해 다시 PC를 켜서 야근을 하게하는 꼼수는 아직도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 어딘가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웃지 못 할 사실) 많이 변화된 모습을 모이고도 있습니다. 

 또 다른 웃지못할 일화로, 그 대기업에 계셨던 분이 다른 중견기업 임원으로 넘어오셔서 그 회사를 다시 예전의 군대식 문화로 바꿔 정착시켜놓은 경우도 있었습니다.(필자 경험담일지도 모르는 이야기...)

5. 급여

 보통 대기업이나 외국계 모두 다른 기업들에 비해 급여가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선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국내에 위치해 있다보니 대기업이 규모면에서 앞설 수 밖에 없습니다. 외국계는 본사가 외국에 위치해 있으니 한국에서의 시장은 그들의 수많은 포트폴리오 중의 한 곳일 뿐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외국계와 대기업의 급여차이가 상당히 크거나 차이가 어느정도 두드러지게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게 일반화한 말이라는 것쯤은 잘 아실겁니다. 인재의 직책에 따라 달라지거나 사내 급여 테이블이 본사의 고환율에 동일하게 적용되어 높게 책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로 미국의 Google은 대표적인 글로벌 IT기업으로 가장 경쟁적이고 세계적인 인재를 끌어모으는데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높은 급여를 제공하며 다양한 근무환경과 창의적인 회사문화 및 다양한 복리후생 혜택을 제공하여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못하게 붙잡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비슷하겠지요. 안정적이면서도 대체로 높은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는 편이지만 글로벌 IT기업의 수준만큼은 아닐수 있습니다. 대신 안정적인 근무환경, 장기적인 경력개발 기회, 게다가 해외 주재원 파견과도 같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6. 외국계의 단점

 일반적인 이야기겠지만, 문화적인 차이가 직원들이 적응하는데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외국계 기업은 오래된 회사가 아닌 이상 본사의 정책에 따라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직원들로 구성되어 또 다른 지구촌이 만들어집니다. 이로 인해 조직 내에서 문화적인 차이나 언어적 어려움 등이 발생하여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나이어린 외국인 또는 한국인 직원이 영어나 한국어로 서스름없이 "Hey Frank!" 또는 "후랭쿠님"이라면서 이름을 부르고 말을 걸면, 이에 대해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고 발끈하는 경우 나만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외국계 회사는 해외 본사 정책에 지나치게 의존적입니다. 현지 상황에 맞게 유연한 태도를 보여야 하는 상황에 단호하게 대처를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업무강도 또한 외국계일지라도 의외로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순히 서류 작업만 하다가 퇴근시간이 되면 가는 경우로 비춰질 수도 있으나 주어진 시간내에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야하며, 현지 지사 또는 유관부서의 시간에 맞춰 근무시간이 아닌 시간에도 일어나 PC를 켜고 화상회의도 진행해야하며 현지 언어 또한 꾸준히 배워야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용의 불안정성이 큽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급여가 높은 대신 고용에 대한 안정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성과가 떨어지면 급여 수준도 동기보다 낮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결론적으로 외국계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 개개인의 역량과 성과에 따라 차등지급되는 구조가 팽배합니다. 그래서 나이나 연차보다는 개인의 성과를 더 잘내기 위해 하루하루 살얼음판과도 같은 삶은 살아야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체크리스트가 여러분들이 외국계와 대기업 사이를 고민 할 때,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만한 지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꼭 대기업과 외국계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중견기업도 고려할 때 대답해 보시기 바랍니다. 

  1. 나는 남들 앞에 나서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2. 나이가 많다고 나보다 연봉이 높게 책정되는 구조가 싫다.
  3. 경력이 짧아도 프로젝트를 이끌고 성과를 내보고 싶다.
  4. 외국 출신 동료들과 외국어로 업무를 하며 국제적인 마인드와 업무경험을 쌓아보고 싶다. 
  5. 나는 남들보다 더 빨리 조직에서 인정받고 싶다.
  6. 연봉보다 워라벨이 더 중요하다.
  7. 나는 나이보다 내 기술과 능력을 더 인정해주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 
  8. 나는 가늘고 길게 조직에 버티며 일하고 싶다.
  9. 나는 회사의 규모에 더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껴 그게 내 업무에 동기부여가 된다. 
  10. 나는 현재 내 회사 소속이라는 타이틀이 내 성과보다 더 자랑스럽다. 
  11. 나는 젊은 시절 여러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봤고, 이제는 이 경험들을 살려 안정적인 곳에서 일하고 싶다. 
  12. 나는 은퇴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일하고 싶다.
  13. 나는 부양 중인 가족 구성원들이 많아 복리후생이 잘 된 곳에서 일하고 싶다. 
  14. 나는 비록 당장 급여가 적더라도 시켜만 주다면 계약직이나 인턴 생활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15. 나는 남이 그냥 시키는 것만 잘하고 싶지, 책임을 떠 앉고 부담스러운 리더직을 하기는 싫다

위의 항목들을 모두 검토해보셨나요? 항목별로 점수를 적어놓지는 않았습니다만 질문에 답을 해보는 형식으로 소거를 해가다보면 내가 원하는 직장생활은 어디가 적절할지 답이 나올 것이라 예상됩니다. 

외국계, 대기업 모두 구분없이 좋은 조직들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 오랜시간 동안 정착하여 뿌리를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늘어 사업이 안정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다는 걸 반증하니 말입니다. 여러분들도 외국계 또는 대기업의 제의가 들어오거나 공고를 보셨다면, 지금 당장 칠판이나 노트를 펼쳐서 위의 체크리스트를 답해보시고 남게된 키워드를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 다양한 소식들을 가지고 여러분들께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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