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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야기 - 면접, 출장, 직무 등

[퇴근 후 야식] 1화 오늘의 야식 추천, 양꼬치엔 뭐다?

by 후랭쿠 2025. 4. 24.

[야식] 1화 오늘의 야식 - 양꼬치 

어서오세요. 후랭쿠의 새벽포차입니다.

사실 이 글은 한동안 비공개로 잠들어 있었던 콘텐츠입니다. 블로그 초창기엔 한국문화에 대한 해외 반응을 중심으로 운영했었는데, MBA 진학 이후 블로그 방향성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보다 현실적인 직장생활, 그리고 회사 밖에서 만나는 직장인의 고민과 일상으로 포커스를 옮기게 되었죠. 그래서 블로그명도 ‘직장의 신’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다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현실적이고, 때로는 느슨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사실은 맛집 소개를 하고 싶었지만, 요즘은 외식이 쉽지 않은 시기이기도 하고, 가끔은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경우도 많아졌죠. 그래서 ‘맛집’보다는 ‘먹는 이야기’를, 그리고 소비로 이어지는 일상을 소재로 담기로 했습니다. 카테고리는 회사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삶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릴 적 T.G.I. Friday's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외식 산업의 기본과 위생 체계를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고, 그 영향으로 요리에 흥미를 느껴 호주 요리학교에 입학했던 적도 있습니다. 졸업은 못 했지만, 그 경험이 경영이라는 또 다른 길로 이어져 지금의 나를 만들었죠. 지금은 경영대학원생이자, 그냥 ‘잘 먹는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죠. 그런 당신에게 야식 한 끼 추천해드리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가볍게 읽으며 ‘나도 한번 먹어볼까?’ 싶은 생각이 드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오늘의 야식 - 양꼬치

 오늘의 야식 메뉴는 양꼬치입니다.     

양꼬치 사진
양꼬치는 사랑, 후랭쿠의 블로그

 양꼬치는 우리가 흔히들 중국음식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꼭 중국에서만 나온 음식은 아닙니다. 중국을 포함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다양한 국가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입니다. 러시아에서는 양꼬치를 샤슬릭이라고 부릅니다. 이제는 양고기가 더 이상 한국인에게 낯설은 음식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차이나타운이나 다문화 거리를 가지 않더라도 많이 대중적이고 누구나 찾아 올 수 있을만큼 흔해졌습니다.  

 

출처 이투데이 2019.10.07

2019년자 이투데이 기사에 따르면, 양꼬치 전문 외식업체 수는 2017년 기준 3,000개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3년 전 약 500개에 비해 6배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한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양고기 소비량은 2010년 대비 약 3배 증가해 1인당 연간 0.301kg을 소비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배가 고파지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음식 사진을 보여드릴 차례죠.

양꼬치 사진

직장인들의 저녁 루틴, '양꼬치 회복 모임'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기 전, 전 직장 동료와 양꼬치를 먹으러 갔습니다.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거예요. 평일 저녁, 누군가와 만나 간단히 밥을 먹고 하루를 털어놓는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말이죠.

보통은 카페에서 만나 20~30분 정도는 서로의 직장 이야기를 합니다. “팀장님이 또…” “요즘 실적이…” 이런 말들이 오가고, 그 뒤엔 영어와 중국어를 1시간 정도 교환하며 공부도 겸합니다. 일종의 스터디이자, 일상 회복의 루틴입니다.

퇴근 후 스터디? 현실은 야식 회동

“저도 이제 HSK 정도는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농담처럼 던졌지만 사실상 전 그냥 대학원 수업 따라가는 데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엔 자연스럽게 스터디도 잠시 멈췄고요. 그래도 언젠가 다시 오프라인으로 모이게 되면, 그 첫날도 역시 양꼬치집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과외’라고 부르긴 했지만 실상은 먹고, 이야기하고, 위로받는 자리에 가까웠습니다.
직장에 대한 푸념, 상사에 대한 한탄, 갑자기 튀어나온 연봉 이야기까지.
우리 대화 주제는 늘 일상이었고, 그 일상에 양꼬치 한 꼬치가 함께했습니다.

양꼬치 + 사이다 = 직장인의 ‘무알콜 퇴근’

그날도 결국 기다리던 모둠꼬치를 시켰습니다. 가격은 25,000원.
사진 속에 가게 상호가 보이긴 하지만, 이 글은 ‘맛집 리뷰’가 아닙니다. 어디냐고 묻지 마세요. 직장인이라면 그저 “아, 저런 날 있지”라고만 공감하시면 됩니다.

사실 그날은 스트레스가 유독 심한 날이었습니다. 맥주 한 잔이 간절했지만, 서로 사는 곳이 달라 음주는 포기. 대신 사이다와 생수를 원샷하며 마무리했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하지만 꼭 필요한 그런 저녁이었습니다.

양꼬치 사진

경기도 안산, 중앙동 뒷편에 위치한 곳입니다. 가게와 가게 사이가 광장처럼 넓게 트여 있어, 여름밤에는 사진에서처럼 테이블을 바깥에 펴고 장사를 합니다. 날씨도 좋아서 손님들 입장에서는 훨씬 쾌적했을 겁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사는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양꼬치 사진
맛있지만 생각보다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네요.

 휴가가 어땠고, 상사가 어떘고, 연봉이 이러니 저러니 하는 직장인들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였습니다. 몇 일만 지나보면 내가 무슨말을 했더라라고 할만큼 별거 아닌 일생 대화들이 대부분입니다.

며칠만 지나도 "내가 무슨 얘길 했더라?" 싶을 만큼 별거 아닌 이야기들이지만, 그렇게라도 속을 털어놓고, 웃고, 잊고, 다시 일상을 버티게 되죠. 

술자리든 식사든,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 건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날도 우리는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양꼬치를 바라보며,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조용히 한 점씩 집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혹시 알고 계셨나요?
양꼬치에 끼워진 양고기는 살코기와 비계가 번갈아가며 꽂힌다는 사실.
이 조합 덕분에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나지만, 그만큼 기름지고 향도 강하죠.

양꼬치 사진
양꼬치와 꿔바로우

양꼬치는 보통 살코기와 비계가 번갈아가며 꽂혀 있어 고소하면서도 기름진 맛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특유의 향과 기름기 때문에 자칫 누린내가 느껴질 수 있죠. 그래서 우리는 그 향을 잡기 위해 '쯔란'이라는 향신료에 찍어 먹습니다.

쯔란은 흔히 ‘쿠민’(Cumin)이라고 불리는 향신료입니다. 원래 중국에서 많이 쓰이다 보니 한국에서도 자연스럽게 중국식 발음인 '쯔란'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꽤 대중화되었지만, 대부분의 양꼬치집은 여전히 중국인이나 화교 출신 사장님들이 운영하고 있어 그런지, 한국에서는 양꼬치를 '중화요리'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여전합니다.

*여기서 TMI 하나!
쯔란은 ‘즈란’이라고도 읽으며, 사실은 페르시아어 zire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한자로는 孜然이라 쓰고, 한국식으로 읽으면 ‘자연(自然)’이라고도 합니다.
별건 아니지만, 소소한 야식 상식이었습니다 :)

양꼬치 사진
오늘 메뉴 선택은 양꼬치에서 끝

  하지만 고기만 먹다보니 뭔가 허전하네요. 역시 양꼬치엔 칭따오! 맥주가 있어야 속이 시원하겠죠. 시원한 목넘김이 더위를 날리면서 갈증을 해소하고 하루의 일과도 잊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 포스팅을 마무리하면서 주문해둔 양꼬치를 구워먹어야겠습니다. 

오늘의 메뉴 - 양꼬치에 맥주 한 캔 어떠신가요?    

양꼬치사진
양꼬치는 사랑입니다.

결론: 야식은 경제다

이 글은 단지 야식을 소개하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우리는 매일 '선택'하고 '소비'하며 살아갑니다.

양꼬치 하나로도 우리는 직장인의 소비 패턴, 감정 회복, 글로벌 문화 흐름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경제’입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의 추천 야식: 양꼬치 + 시원한 맥주 한 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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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랭쿠 드림
(전 영어강사, 현 직장인 MBA 대학원생이자 생활 속 경제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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