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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야기 - 면접, 출장, 직무 등

[직장] 8. 회사생활 - 연봉협상 잘 하는 법

by 후랭쿠 2023. 12. 18.

후랭쿠의 회사생활 생존기8화

 안녕하세요 당신도 직장의 신 블로그를 운영중인 후랭쿠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찾아오신 여러분들은 아마도 현재 직장에서 받는 대우가 본인의 생각보다 미치지 못해 이직과 면담을 고민중이 것이라 짐작해봅니다. 그동안 연봉을 올렸던 사람들이 썼던 기술에 대해 파악해보고 공유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해외영업에서 이제는 경영지원팀 팀장으로 일하며 인사/총무와 관련된 업무도 같이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협상에 대해 준비를 너무 못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조언을 드리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 대단하신 재야의 고수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첫 직장을 시작하면서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앞자리수만 7번 이상 바꾸게 되었으니, 저도 어디가서 방구 좀 뀌는 사람은 되겠지요. 

 

1. 시장 단가를 파악하자. 

 우선 나와 비슷한 산업 동향과 시장 평균 연봉을 철저히 조사하는게 중요합니다. 경쟁사나 비슷한 직무 연봉을 통계내보고 분석하여 자신의 가치를 정확히 이해한 후에 테이블에 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직장에서 연봉협상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BEST 3

 3위 - "저도 이제 마흔인데... " "저희 애들이 이제 학교에 들어가는데..."라며 동정표를 날리는 경우

 2위 - "현재 4천을 받지만, 내년부터는 5천 주세요" 마지노선이나 제한선 없이 무턱대고 요구하는 경우 

1위 - "그동안 열심히 했습니다. 알아서 잘 해주세요."라며 상대의 첫 제안에 협상도 없이 주도권을 넘기는 경우  

 누구나 가정사는 들쳐보면 암울합니다. 병든 부모와 돌보지 않으면 힘든 가족, 사업에 실패를 했거나 병원비를 내지 않으면 돌아가시는 가족, 당장 학비 마련이 시급한 가족 등 힘들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습니다. 

허나, 회사는 자신의 업무와 성과를 토대로 자신이 가치를 평가받는 곳이니만큼 업무과 관련없는 상황을 늘어놓으며 동정여론을 만드는 행위는 인사담당자에게 그다지 좋지 않은 포지셔닝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저같은 T의성향을 지닌 사람에게 감정적 공감을 형성하고자 하는 행위는 절벽에서 뛰어내리고자하는 행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회사규모가 작아서 사장님께 자신의 헌신을 토대로 급전을 빌리는 경우나 퇴직금을 가불하는 경우에는 먹힐 수 있으나, 자신의 가치가 전혀 입증되지 않은 면접상의 또는 새해의 연봉협상이라면 해서는 안되는 행위입니다. 

자기 자신이 내세울 가치가 없다는것을 반증하는 결과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이 당연한 말을 이렇게 늘려서 쓰는 제 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정말 생각보다 위와같이 말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에 놀라기도 한 저를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두번째로, 자신의 연봉인상요구에 구체적인 마지노선이 없는 경우입니다. 얼마까지 양보할 계획이 없다면, 산전수전 다 겪어본 인사팀 또는 사장님이나 본부장님의 호통에 소리도 못내보고 깨갱하는 수가 태반이죠. "다른 직원들과의 형평성"이라는 무기에 반격할 무기가 나에게는 없어 코너에 몰리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더 심각한 상황은, 아예 협상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유형입니다. "그냥 잘 알아서 해주세요. 이번에는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은 "저는 내세울 것도 없고, 회사에서 자르지만 않으신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와 같은 아주 가스라이팅이 잘된 판단력을 상실해버린 사기 피해자의 발언과도 같습니다. 회사에 대한 헌신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을 못하면 잘리게되는 직장생활에서 자신만 회사에 충성도를 보인다고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2. 그동안 자신이 해온 성과와 업적을 강조하자.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체 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라"

맞습니다. 조직 내에서 대체 될 수 없는 존재가되어야 합니다. 마케팅하면 김대리, 회계하면 김부장, 영업하면 이 차장 등 회사에서 대체되면 회사 전체가 휘청거릴 존재가 되어야 협상 테이블에 앉아도 큰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에게 알맞은 무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업무경험과 성과를 강조하여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고객 확보, 매출 증가, 협상 경험 등 구체적으로 자신의 업적과 경력을 나열하면서 기여한 가치를 명확히 숫자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성과에 대한 자신의 이력은 연봉을 높일때 가장 강력하고도 유일한 무기가 됩니다. 저는 매년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 시킵니다. 디자이너냐구요? 아닙니다. 저는 해외영업직을 걸쳐 경영지원팀 팀장을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함에도 저의 업적을 수치화여 기록하고 이를 곱씹으며 외우고 "나는 언제든 이곳을 나갈 수 있고, 어디에서도 나를 부르는 회사는 많다"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협상이 결렬되면 나가겠다고 선언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협이 없는 결렬이 있다면 "나에게는 이직이라는 또 다른 카드가 있다."라는 뉘앙스를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회초년생 독자분들을 위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여기 두 지원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후랭쿠 그룹 해외영업 경력직 과장포지션 채용공고를 보고 1,2차 서류면접에 합격하여 2차 면접까지 오게된 상황입니다. 면접관인 인사담당자 후랭쿠 부장은 지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자, 두 지원자분들, 그럼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두분 모두 전 직장에서 5천만원의 연봉을 받고 계셨네요. 당사가 지원자님들에게 만일 동일하거나 적은 액수의 연봉을 제시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A대리 - "아 저번직장에서 받은 것보다는 올려받고 싶습니다. 한 6,000? 저는 지난 회사에서 3년동안 열심히 일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 귀사에서도 열심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현재 귀사가 속한 산업에 대해 그리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전에 있을 때 상도 받았었고 저는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B대리 - "우선 제안 감사드립니다. 저는 귀사 업계 연봉 평균치를 조사해봤더니, 약 5,000~6,000만원사이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최대한 사내 연봉 체계를 따르겠으나, 그동안의 성과와 경력을 토대로 전 직장보다 인상된 6,000만원을 희망합니다. 저는 B회사에서 지난 3년간 고객 구매 동향조사를 통해 데이터 트렌드를 시각화한 자료를 팀내에 공유하였고, 연간 매출과 고객사들의 구매여정 분석을 공유하여 팀 구성원들이 한 목표와 잠재 고객층을 인식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해외영업팀에 배치된 이후로 다른 팀들보다 더 많은 유효 바이어를 개척해내어 타 부서대비 매출 증대에도 제가 주도했던 프로젝트에서 15%이상의 큰 성과를 냈고 작년에는 상까지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팀장은 아니었지만, 팀장의 위치에서 팀원들을 이해하는 자세를 배우고 경험해보지못한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이뤄내어 새로운 곳에서 팀을 이끌며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귀사에도 충분히 그 이상의 기여를 할 수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들 중 과연 누가 더 나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나요? 물론 경우에 따라 첫번째 A대리가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하시는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B대리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자신의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있고 업계 평균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으며 자신이 왜 다른 지원자보다 더 가치있는 인재인지를 어필하는 내용까지 포함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은, 이 당연한 이야기를 왜 이렇게 길게 늘여놓고 있지?라는 생각도 하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일해보고 싶었던 회사에 최종면접까지 가게 된다면 긴장하게 되어 아무말대잔치를 하게되는 자신을 만날지도 모르니 항상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면접자가 아니라 이미 회사에서 수년간 근무중인 두 대리의 연봉협상 입장을 들어보면 어땠을까요?

A대리 - "... 이 부장님, 이번에는 잘 챙겨주세요. 저번에 내년에 10% 올려줄테니 올해는 동결하자고 약속하셨잖아요. 저 애기도 있고 분유값 벌어야합니다. KPI 보셨잖아요. 내년은 꼭 신경써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B대리 - "... 이 부장님, 내년 희망 연봉은 꼭 10% 이상 인상받고 싶습니다. 여기 그동안 작성해놓은 성과 포트폴리오와 KPI보고서입니다. 현재 제 연봉은 업계 최하위이며 이는 성과대비 사내에서도 최저수준입니다. 저는 제 가치를 인정해 주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 검토하시고 최종 제시금액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인사 팀장들은 직원들을 지키고,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이 그들의 업무입니다. 허나 누가 돈 많이 받고 싶어하지 않겠습니까?  금융치료라는 신조어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회사에 대한 충성은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고용환경을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구글과 웬만한 IT기업들이 왜 직원들에게 복지를 향상 시키고 워라벨을 강조할까요. 누구나 돈을 많이 받고 싶어하고 회사는 직원들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최후의 보루인 이직 카드를 꺼낸다.  

 인간의 삶도 유한한데, 안정이라는 단어는 우리를 꽤나 힘들게 합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자신이 우선순위로 두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연봉을 우선시하고, 또 어떤이들은 워라벨을 우선시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가치를 회사로부터 인정받고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싶다면, 그 가치를 제대로 책정해줄 곳으로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른말로하면, 우리에게 "조직을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이직 카드는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최후의 카드입니다. 조직은 언제나 충성도를 원하지만, 직원은 보람말고 수당을 원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서로의 카드를 제시하며 조율하는 과정이 꼭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을 붉혀가며 진행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면 이 최후의 카드를 꺼냈을 때, 바닥에 깔린 내 패를 봐야합니다. 

  • 나는 대체불가능한 유능한 사원인가?
  • 떠날 곳이 있는가?
  • 인수인계 자료는 미리 만들어놨는가?
  • 성과 포트폴리오는 준비되었는가?
  • 거절 당했을 때, 나는 어떤 준비를 할 것인가?

상대방의 수만큼 내가 바닥에 내려놓은 패도 중요합니다. 나라는 사람은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의 자기객관화가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보통 연봉을 가장 많이 올릴 수 있는 경우는 이직이 정답입니다. 이직을 통해 회사의 규모가 더 큰 곳에서 또는 인재를 필요로하는 곳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협상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 합니다. 

  •  장점 - 가장 많이 연봉을 올릴 수 있다. 다양한 업계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등등
  •  단점 - 한 곳에서 승진을 경험한 일이 드물다. 회사는 나를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으로 보기 때문에 주의한다. 그리고 최악으로는 업계에 소문이 나 이직도 힘들어지는 경우이다.  

 

배수의 진이라고 하지요. 협상에 임할 때에는 유연한 자세를 취해야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부분에선 명확한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모두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합니다. 

오늘도 후랭쿠의 직장의 신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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