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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야기 - 면접, 출장, 직무 등

[직장] 8. 회사생활 - 2025 연봉협상 전략 총정리 (실전 사례 포함)

by 후랭쿠 2025. 4. 20.

회사생활생존기 연봉협상 잘하는법 커버사진
후랭쿠의 회사생활 생존기8화

 안녕하세요 당신도 직장의신, 후랭쿠입니다. 이 글을 찾아오신 여러분들은 아마도 현재 직장에서 받는 대우가 본인의 생각보다 미치지 못해 이직과 면담을 고민 중이 것이라 짐작해 봅니다. 그동안 연봉을 올렸던 사람들이 썼던 기술에 대해 파악해 보고 공유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해외영업 팀장과 경영지원팀 팀장을 거쳐 일하며 인사/총무와 관련된 업무도 같이 했었고, 지금은 대기업 전략기획팀 책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러 업무를 거치며 조언을 받고 해주는 입장이 되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협상 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해당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 대단하신 재야의 고수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첫 직장을 시작하면서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연봉의 앞자릿수만 7번 이상 바꾸게 되었으니, 저도 어디 가서 방귀 좀 뀌는 사람은 되겠지요. 


1단계: 시장 시세부터 파악하라 

 우선 나와 비슷한 산업 동향과 시장 평균 연봉을 철저히 조사하는 게 중요합니다. 경쟁사나 비슷한 직무 연봉을 통계내 보고 분석하여 자신의 가치를 정확히 이해한 후에 테이블에 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직장에서 연봉협상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BEST 3

 3위 - "저도 이제 마흔인데... " "저희 애들이 이제 학교에 들어가는데..."라며 동정표를 날리는 경우

 2위 - "현재 4천을 받지만, 내년부터는 5천 주세요" 마지노선이나 제한선 없이 무턱대고 요구하는 경우 

1위 - "그동안 열심히 했습니다. 알아서 잘해주세요."라며 상대의 첫 제안에 협상도 없이 주도권을 넘기는 경우  

 누구나 가정사는 들쳐보면 암울합니다. 병든 부모와 돌보지 않으면 힘든 가족, 사업에 실패를 했거나 병원비를 내지 않으면 돌아가시는 가족, 당장 학비 마련이 시급한 가족 등 힘들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습니다. 

허나, 회사는 자신의 업무와 성과를 토대로 자신이 가치를 평가받는 곳이니만큼 업무과 관련 없는 상황을 늘어놓으며 동정여론을 만드는 행위는 인사담당자에게 그다지 좋지 않은 포지셔닝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저 같은 T의성향을 지닌 사람에게 감정적 공감을 형성하고자 하는 행위는 절벽에서 뛰어내리고자 하는 행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회사규모가 작아서 사장님께 자신의 헌신을 토대로 급전을 빌리는 경우나 퇴직금을 가불 하는 경우에는 먹힐 수 있으나, 자신의 가치가 전혀 입증되지 않은 면접상의 또는 새해의 연봉협상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입니다. 

자기 자신이 내세울 가치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이 당연한 말을 이렇게 늘려서 쓰는 제 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정말 생각보다 위와 같이 말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에 놀라기도 한 저를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로, 자신의 연봉인상요구에 구체적인 마지노선이 없는 경우입니다. 얼마까지 양보할 계획이 없다면, 산전수전 다 겪어본 인사팀 또는 사장님이나 본부장님의 호통에 소리도 못 내보고 깨갱하는 수가 태반이죠. "다른 직원들과의 형평성"이라는 무기에 반격할 무기가 나에게는 없어 코너에 몰리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더 심각한 상황은, 아예 협상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유형입니다. "그냥 잘 알아서 해주세요. 이번에는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은 "저는 내세울 것도 없고, 회사에서 자르지만 않으신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와 같은 아주 가스라이팅이 잘된 판단력을 상실해 버린 사기 피해자의 발언과도 같습니다. 회사에 대한 헌신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을 못하면 잘리게 되는 직장생활에서 자신만 회사에 충성도를 보인다고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2단계: 결국 숫자로 말하는 사람이 이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체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라"

맞습니다. 조직 내에서 대체될 수 없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마케팅하면 김대리, 회계하면 김 부장, 영업하면 이 차장 등 회사에서 대체되면 회사 전체가 휘청거릴 존재가 되어야 협상 테이블에 앉아도 큰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에게 알맞은 무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업무경험과 성과를 강조하여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고객 확보, 매출 증가, 협상 경험 등 구체적으로 자신의 업적과 경력을 나열하면서 기여한 가치를 명확히 숫자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성과에 대한 자신의 이력은 연봉을 높일 때 가장 강력하고도 유일한 무기가 됩니다. 저는 매년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시킵니다. 디자이너냐고요? 아닙니다. 저는 해외영업직을 걸쳐 경영지원팀 팀장을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함에도 저의 업적을 수치화여 기록하고 이를 곱씹으며 외우고 "나는 언제든 이곳을 나갈 수 있고, 어디에서도 나를 부르는 회사는 많다"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협상이 결렬되면 나가겠다고 선언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협이 없는 결렬이 있다면 "나에게는 이직이라는 또 다른 카드가 있다."라는 뉘앙스를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사 팀장들은 직원들을 지키고,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이 그들의 업무입니다. 허나 누가 돈 많이 받고 싶어 하지 않겠습니까? '금융치료'라는 신조어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회사에 대한 충성은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고용환경을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구글과 웬만한 IT기업들이 왜 직원들에게 복지를 향상하고 워라밸을 강조할까요. 누구나 돈을 많이 받고 싶어 하고 회사는 직원들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3단계: BATNA와 ZOPA를 알면 판을 주도한다.

협상은 심리전이 아닌 전략 게임입니다. 위에서 언급된 협상 전략을 더 구체화 해보겠습니다. 협상에서는 반드시 내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즉 협상이 결렬됐을 때 내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사전에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현재 조건 유지, 타사 오퍼 확보, 계약직 전환, 이직 준비 완료 등이 될 수 있습니다. BATNA가 탄탄해야 협상에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또한 ZOPA(Zone of Possible Agreement), 즉 나와 상대방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의 범위를 가늠해야 합니다. 나의 희망 연봉과 회사가 허용 가능한 연봉의 교집합이 ZOPA입니다. 예를 들면, 나는 최소 5,000만 원을 받아야 한다면, ZOPA는 5,000~5,200만 원입니다.

Tip. 협상 전에 반드시 다음을 준비해보세요:

  • 내 BATNA는 무엇인가?
  • 내가 수용할 수 있는 최저선은 어디인가?
  • 회사의 재정 상황과 연봉 정책은 어떤가?
  • ZOPA는 형성 가능한가?

협상은 논리와 데이터, 그리고 준비의 싸움입니다. 결국 내 수용 범위를 잘 설정하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4단계: 마지막 카드 - '이직 카드'는 언제 꺼내야 할까?  

 인간의 삶도 유한한데, 안정이라는 단어는 우리를 꽤나 힘들게 합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자신이 우선순위로 두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연봉을 우선시하고, 또 어떤 이들은 워라밸을 우선시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가치를 회사로부터 인정받고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싶다면, 그 가치를 제대로 책정해 줄 곳으로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에게 "조직을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이직 카드는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최후의 카드입니다. 조직은 언제나 충성도를 원하지만, 직원은 보람 말고 수당을 원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서로의 카드를 제시하며 조율하는 과정이 꼭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을 붉혀가며 진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면 이 최후의 카드를 꺼냈을 때, 바닥에 깔린 내 패를 봐야 합니다. 

  • 나는 대체불가능한 유능한 사원인가?
  • 퇴사 후 떠날 곳이 있는가?
  • 인수인계 자료는 미리 만들어놨는가?
  • 성과 포트폴리오는 준비되었는가?
  • 거절당했을 때, 나는 어떤 준비를 할 것인가?

상대방의 수만큼 내가 바닥에 내려놓은 패도 중요합니다. '나'라는 사람은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의 자기 객관화가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보통 연봉을 가장 많이 올릴 수 있는 경우는 '이직'이 정답입니다. 이직을 통해 회사의 규모가 더 큰 곳에서 또는 인재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협상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합니다. 

  •  장점 - 가장 많이 연봉을 올릴 수 있다. 다양한 업계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등등
  •  단점 - 한 곳에서 승진을 경험한 일이 드물다. 회사는 나를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으로 보기 때문에 주의한다. 그리고 최악으로는 업계에 소문이 나 이직도 힘들어지는 경우이다.  

 

5단계: 실전 케이스로 보는 협상 vs 실패 - 면접 연습

 사회초년생 독자분들을 위해, 연봉 협상 상황을 가상 시나리오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무한상사 정형돈 사진
긴장되는 면접

두 지원자가 '후랭쿠 그룹' 해외영업 경력직 과장 포지션 채용공고를 보고 1,2차 서류면접에 합격하여 2차 면접까지 오게 된 상황입니다. 면접관인 인사담당자 후랭쿠 부장이 마지막 질문을 던집니다. 

"자, 두 지원자분들, 그럼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두 분 모두 전 직장에서 5천만 원의 연봉을 받고 계시네요. 만약 저희가 지원자님들에게 동일하거나 적은 액수의 연봉을 제안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A대리 - 감정적 호소

 "아, 저번직장에서 받은 것보다는 올려 받고 싶습니다. 한 6,000만 원정도? 저는 지난 회사에서 3년 동안 열심히 일을 해왔고, 지금 귀사에서도 열심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현재 귀사 산업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전에 있을 때 상도 받았었고 저는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B대리 - 정략적 어필과 설득

 "우선 제안 감사드립니다. 저는 귀사 업계 연봉 평균치를 조사해 봤더니,  5,000~6,000만 원 사이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최대한 사내 연봉 체계를 따르겠으나, 그동안의 성과와 경력을 토대로 전 직장보다 인상된 6,000만 원을 희망합니다. 저는 B회사에서 지난 3년간 고객 구매 동향조사를 통해 데이터 트렌드를 시각화한 자료를 팀 내에 공유하였고, 연간 매출과 고객사들의 구매여정 분석을 공유하여 팀 구성원들이 한 목표와 잠재 고객층을 인식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해외영업팀에 배치된 이후로 다른 팀들보다 더 많은 유효 바이어를 개척해 내어 타 부서대비 매출 증대에도 제가 주도했던 프로젝트에서 15% 이상의 큰 성과를 냈고 작년에는 수상 이력도 있습니다. 프로젝트 리더 경험은 없지만, 실질적으로 팀 운영을 주도하며 기여한 바가 큽니다. 귀사에도 충분히 그 이상의 성과를 낼 자신이 있습니다. "

이들 중 과연 누가 더 나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나요?

B대리는 업계 평균 조사, 구체적 수치 기반 성과 설명, 그리고 자신이 왜 해당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일관되게 설명합니다. 반면 A대리는 열정과 포부는 있지만, 객관적 증거 없이 감정 호소에 가까운 인상을 남깁니다. 

협상에서는 ‘어떻게 말하는가’ 못지않게 ‘무엇을 말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사전에 준비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6단계: 실전 케이스로 보는 협상 성공vs실패 - 재직자 면담 연습

회사에 몇 년간 근무 중인 두 직원이 연봉 인상 면담을 진행하게 됩니다.

A대리 - 감정적 호소

"... 이 부장님, 이번에는 잘 챙겨주세요. 작년에도 내년에 10% 올려줄 테니 올해는 동결하자고 약속하셨잖아요. 저 애기도 있고 분유값 벌어야 합니다. KPI 보셨잖아요. 이번엔 꼭 신경 써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B대리 - 정량적 어필

"내년 희망 연봉은 10% 인상을 희망합니다. 여기 제 성과 포트폴리오와 KPI보고서입니다. 작년 KPI는 이미 110% 달성을 했고, 신규 고객 15개를 유치해 매출 15% 증가에 기여했습니다. 현재 제 연봉은 업계와 사내 기준 모두 최하위 수준이, 저는 제 가치를 인정받고 싶습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 기반의 명확한 근거와 자기 가치에 대한 객관화입니다.
‘배수의 진’을 친다고 해서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포기할 수 없는 기준을 정하고 이를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다음 협상 테이블에서는 데이터와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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