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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청사그룹 박사원 3 - 네덜란드 유학파?

by 후랭쿠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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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 청사그룹 박사원 3 - 네덜란드 유학파?

 

"Okay... Mr. Park. Let's move on to the next question."
(그래요... 좋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죠.)

나는 속으로 절규했다. '아, 진짜 망했다.'

나는 긴장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면접관들은 세 명. 들어온 면접자도 세 명이었다.
가운데 앉은 사람이 팀장급으로 보였고, 양옆에는 과장과 대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앞에 강현수 팀장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한쪽에서 내 이력서를 들여다보던 다른 면접관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Hanje University?"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 Yes, I graduated from Hanje University."
(네, 저는 한제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 순간, 면접관들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서로를 쳐다보더니, 한 명이 흥미롭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Ah, so you studied in the Netherlands?"
(아, 네덜란드에서 공부하셨군요?)

"뭐… 네덜란드. 그 튤립, 풍차의 네덜란드?"

내 귀를 의심했다. 옆에 있던 면접관이 팀장의 말을 거들며 대답했다.

"Yes, Hanze University is quite famous for business and international trade programs."
(네, 네덜란드의 한제대는 경영학과 국제무역 프로그램으로 꽤 유명하죠.)

‘…아, 진짜 뭐지? 유학파인줄 아나? 네덜란드에도 그런 학교가 있나?’

나는 순간적으로 머리가 하얘졌다.

이 사람들… 한제대를 네덜란드 Hanze University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옆에 앉아있던 다른 면접관도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입을 열려다가 순간 고민했다.
이걸 바로 정정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모른 척 넘어가야 할까?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다.

‘아니, 뭐… 해외영업이니까 해외 대학 출신이면 좀 더 유리하겠지?’ 

‘근데 면접관들이 착각하는 거잖아?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나한테 유리할지도…? 아 아니야. 영철이가 나중에 졸업장 제출 해야 한다 말했었는데 그래도 속이면 안 되겠지.’

나는 애매하게 웃으며 말했다.

"Uh… yes, but… actually… my university is in Korea."
(어… 네, 하지만… 사실… 제 대학은 한국에 있습니다.)

그러자 면접관들이 일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What?"
(뭐라고요?)

나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Yes, name only is the same, but it’s in Korea, not the Netherlands."
(네, 제 대학 이름이 같긴 한데, 네덜란드가 아니라 한국에 있습니다.)

짧은 정적이 흘렀다. 면접관들끼리 다시 눈을 마주치며 내 이력서를 다시 훑어봤다.  
그리고 미묘하게 분위기가 싸해졌다.

"Ah, sorry about that.  I thought it was Hanze Uni in the Netherlands for a second."
(아, 미안합니다. 잠깐 네덜란드 한제대학교랑 착각했네요.)

그 말을 듣고 옆에 있던 면접관도 피식 웃으며 맞장구쳤다.

"Yes, I also thought so for a second. The names are quite similar."
(네, 저도 순간 착각했어요. 이름이 꽤 비슷하네요.)

그때, 내 이력서를 살펴보던 또 다른 면접관이 입을 열었다.

"Well, at least you studied in Australia for a while. That must have been a great experience."
(그래도 호주에서 공부하셨으니 좋은 경험이었겠네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재빨리 대답했다.

"Yes, I studied English in Australia for about 1 year."
(네, 저는 호주에서 약 1년간 영어를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가운데 앉아 있던 강현수 팀장이 내 이력서를 조용히 내려놓았다.

"Interesting." 

한 단어였지만, 그가 외국에서 공부를 오래 하다 온 유학생 또는 그 이상의 사람이란 걸 눈치챘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와 얼굴을 보니 그제야 나는 이 남자의 얼굴이 낯설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서류를 내려놓은 팀장이 내 이름을 조용히 되뇌었다.

"박사원…"

순간, 내 머릿속에서 어제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 누구지? 어제 지나가면서 누가 날 봤던 거 같은데 저 놈인가.'

짧은 머리에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잘 다려진 정장. 

이 남자는 업데이트된 지수의 카톡 프로필에 함께 있던 남자였다.

'아 어쩐지. '

나는 강현수 팀장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여전히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So, Mr. Park, how was your life back in Australia?"
(그래서, 박사원 씨, 호주 생활은 어땠나요? )

나는 속으로 욕이 나올 뻔했다.

'아, 이거 분위기가 더 싸해졌다.'

머릿속에서 연습했던 자기소개가 싹 날아가고,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최대한 침착한 척하며 입을 열었다.

"Uh… My life in Australia? And… I… uh… was good(?)"

 

'…와.'

'와, 미쳤네. 나 진짜 뭐라는 거냐.'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강현수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Just… good?"
(그냥… 좋았나요?)

현수의 황당하다는 반응에 나는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

"Uh… yes! I mean… it was a great experience. I studied English and… met many friends…"

'아, 이거 아닌데. 뭐라고 말하지?' 

청사그룹 박사원3

식은땀이 흘렀다. 말을 할수록 더 이상해지고 있었다. 현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I see."

그리고 면접관들 사이에 다시 정적이 흘렀다. 나는 속으로 절규했다.

"아, 진짜 망했다."

강현수 팀장이 서류를 한 번 더 훑어보더니, 고개를 들고 나를 포함한 모든 지원자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Alright, let's talk about a recent global economic issue."
(좋아요, 최근 글로벌 경제 이슈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그는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Due to the Greek financial crisis, what kind of risks did companies have to consider?"
(그리스 금융 위기로 인해 기업들은 어떤 리스크를 고려해야 했나요?)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Does anyone have comments for this?" (이것에 대해 말하실 분 없나요?)

'뭐 유럽? 그릭? 그릭 요거트? 아!! 그리스 사태! 뭐더라? 뉴스에서 본 것 같긴 한데…'

'아 멀어서 그런가 진짜 안 들리네'

긴장감이 감도는 면접실. 나는 시선을 피하며 머릿속을 필사적으로 굴려봤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스 사태 관련 내용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내 옆에 앉아 있던 한 여자 지원자가 손을 들었다.

청사그룹 박사원 3화

"Yes, I’d like to answer that."
(네, 제가 답변해 보겠습니다.)

나는 그 순간, 숨을 삼켰다. 면접관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그녀는 천천히,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을 이어나갔다.

"The Greek financial crisis caused major instability in the Eurozone, leading to a significant depreciation of the euro. This created serious concerns for global companies that relied on European markets, as currency fluctuations affected trade and investment decisions."
(그리스 금융 위기는 유로존에 큰 불안정을 초래했고, 유로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로 이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유럽 시장에 의존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환율 변동으로 무역과 투자 결정에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면접관들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Furthermore, investors lost confidence in government bonds of other European countries with weak economies, such as Spain and Italy. This led to higher borrowing costs and financial uncertainty, which affected international trade."
(또한, 투자자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같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유럽 국가들의 국채 신뢰도를 잃게 되었고, 이로 인해 기업들의 차입 비용이 증가하며 금융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이는 국제 무역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와 미쳤다...'

면접관들이 흥미롭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강현수 팀장도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That was a well-structured answer. Thank you. Ms. Lee."
(잘 정리된 답변이네요. 감사합니다.)

나는 그 순간 식은땀이 흘렀다.

'아… 진짜 망했다. 나한테 질문 안 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순간, 강현수 팀장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Mr. Park, what do you think?"
(박사원 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Well.. Sorry I don't know...' 
(죄송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

정적이 약 5초 정도 흘렀다. 

'아 떨어졌구나. 집에 가서 학원이나 등록해야겠다.' 

"박사원 씨,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잘 모르시면 한국어로 답해보시겠어요? " 강현수가 물었다. 

"아 네, 저 죄송한데, 질문을 못 알아 들었습니다... 다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창피했지만, 다시 물었다. 

강현수는 살짝 미소를 보이며 친절했지만 간결하고 명료하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우리 같은 한국 기업들이 그리스 사태에 대비해 어떤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 그는 점잖고 차분히 나에게 물었다.  

"아, 저... 그리스.."

저 미소가 악마의 미소 같았다. 마치 보스가 자신이 앉아있던 단상 위에 서서 절벽에서부터 올라온 나를 가소롭다는 듯이 내려다보는 느낌이었다. 

'영어를 못해도 한국어로 답하라는 저 말은, 마치 너는 절대 대답을 하지 않고는 이곳을 빠져나갈 수가 없어'라고 말해주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있던 이수지 지원자가 내 말을 가로채면서 이야기했다. 

"If you don't mind, I would like to add more to my previous answer."
(괜찮으시다면, 제가 추가 답변을 드리고 싶습니다.)

'휴, 아까의 눈인사가 통한 걸까. 다행이다. 그래도 똑똑한 친구가 대답하면 일단 이 질문은 넘어가겠지. 겨우 살았다.'라며 잠시 안도를 했다. 

그런데 현수는 옆의 지원자를 잠시 손으로 멈추라는 사인을 보내더니 이렇게 말했다.

"Ms. Lee, I apprecaite your passion but the question was directed at Mr. Park. "
(이수지 지원자님, 열정은 좋으나 질문은 박사원 지원자에게 한 것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들은 순간 안도감이 사라지고 점차 보스전의 공포감이 엄습했다.

수지는 살짝 당황한 듯했지만 곧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Ah, my apologies."
(아, 죄송합니다.)

보스는 단 한 방의 스킬로 나 대신 먼저 달려든 동료를 가차 없이 내리쳤다. 

그리고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살아도 살은 게 아니구나'

게임의 보스 같았던 현수는 마치 고양이가 쥐를 천천히 가지고 놀다 버릴 것 같은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박사원 지원자님, 그리스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지금이 내 스킬을 써야 할 타이밍이란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심장은 쿵쾅거리고, 목은 바짝 말랐다. 머릿속은 온통 텅 빈 상태였다. 

땅만 쳐다보다 눈을 뜬 나는 그를 노려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 저... 그리스는..." 

 

사원이 현수의 물음에 대답을 준비하는 동안 현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현수는 점심시간 지수를 기다리면서 지수 옆에 있던 남자를 의식하며 떠올렸다.  

외근을 다녀오고 늦은 점심을 같이 하기로 했던 지수를 픽업하러 차로 회사 근처 한 카페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저 자식은 왜 지수랑 있지?'

'잠깐 친구 만난다더니, 남자였네.'

현수는 지수가 다른 남자와 있었던 걸 목격하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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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그룹 3화

 

'저 자식은 뭔데 지수랑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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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현 대기업 직장인이자 전 영어강사인 작가, 교육 컨설턴트 N잡러 후랭쿠입니다. 영어를 배우고 싶은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과 인강은 여러분들의 지갑을 항상 비우지만, 실제로 외국 또는 영업의 현장에서 써먹을 영어를 습득하기까지 도와주는 책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퀄리티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분들이 내용을 공감하고 지속적인 학습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있는지를 말입니다.  저는 편하게 읽는 이지 리딩의 콘텐츠로 많은 분들에게 영어의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떨칠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조금 쓴 잔소리도 하겠지만, 그래도 응원을 더 많이 하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전자책으로 여러분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블로그에서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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