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읽는 경제] 학생!~ 일어나요~ 시험사회, 그리고 생존경쟁 [미스터 소크라테스]
안녕하세요, 오늘도 공부하는 후랭쿠입니다.
여러분은 이 블로그를 방문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공부가 하기 싫어서? 아니면 영화가 보고 싶어서?
어쩌면 이 두 가지 이유 모두가 오늘 이야기와 맞닿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미스터 소크라테스(2005)》입니다.
단순한 범죄 오락 영화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교육열과 시험사회의 구조를 생각해볼 수 있는 꽤 의미 있는 사례를 제공합니다.
영화 소개: 강제로 만들어진 '공부 머신'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동네 양아치 구동혁이 조직 폭력배에 의해 강제로 공부를 하게 되고, 결국 경찰이 되어 조직의 뜻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동혁은 왜 공부해야 하는지, 왜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 맞으며 공부합니다. 그에게 공부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강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이었죠.
결국 동혁은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을 길들였던 조직을 스스로 무너뜨립니다.
아무튼, 영화를 다 보시면 딱 두 마디가 떠오르실 겁니다.
"학생~ 일어나요~"
"악법도 법이다"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미스터 소크라테스 줄거리 [스포 주의]
동네에서 양아치로 살며 꿈도 희망도 없이 또 다른 양아치를 패고 다니는 구동혁은 이를 못마땅하게 지켜보며 "꼽냐? 꼬우면 너도 형사 해"라고 말하는 양아치 형사에게 맞으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이를 당하고 참지 못한 동혁은 복면을 쓰고 형사가 있는 사우나로 찾아가 신나게 두들겨 패주게 됩니다.
이후 알고 보니 조직폭력배 일당이 키운 부패한 경찰이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사고로 별다른 큰 분량 없이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 이후 조폭 일당들은 또 다른 인재를 찾기 위해 적당한 후보를 수소문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찾는 인재는 부모도 팔아먹고 친구도 팔아먹는 인성 쓰레기 같은 양아치였는데, 그들의 레이더망에 구동혁이 들어오게 됩니다. 타고나기를 양아치로 태어난 인간인 구동혁이 딱이었죠.
교도소에서 노역으로 일을 하는 아버지에게 면회를 신청해서 돈을 달라고 합니다. 뭐 이런 양아치가 있나 한심하게 쳐다보며 아버지는 그 돈이 왜 필요한지 묻자, 동생 구동필에게 과외를 시켜주겠다는 겁니다.
맞습니다. 동생은 자기처럼 살지 않게 하고자 하는 형의 바람이었습니다. 그러던 동혁은 친구에게 전화를 받습니다.
사고로 사람을 죽여서 무서우니 같이 처리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익숙했는지 동혁은 무서워하기는커녕 빠져나가려 하지만 친구가 자신을 공범으로 신고하겠다며 협박하자 도와주겠다 합니다. 소변을 보고 와서 도와주겠다 한 동혁은 바로 폐차장 뒤에서 소변보는 척을 하고 바로 친구를 경찰에 범인으로 신고하게 되고, 다시 친구에게 돌아가려던 중 괴한들의 습격에 머리를 맞아 정신을 잃게 됩니다.
붙잡혀서 오게 되니, 앞서 나왔던 조폭 일당들이 새로운 조직원을 뽑기 위해 후보군들을 뽑아온 자리였습니다. 나름의 인성도 및 구두시험, 필기시험 테스트를 보며 동혁의 모습에 흡족해 한 학생주임은 동혁을 자신의 제자 즉, 새로운 조직원으로 선발하게 됩니다. 이게 뭔가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조직원은 동혁의 머리를 가격하며 동혁을 재우기로 합니다.
다음날 아침입니다. 새벽이 되자 조직원들은 모두 일어나 동혁에게 향합니다.
드디어 제가 좋아하는 명대사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학생~ 일어나요~ 학생~ 어허 배우는 자세가 덜 됐군요. "
하며 학생주임은 동혁의 귀를 치아로 살짝 어루만져줍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조직원이 되기 위한 수업이 벌어집니다. 서울대 출신 과외 선생님까지 초빙하며 공부를 시켜주겠다 제안하지만, 동혁은 정확히 왜 자신이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메타인지가 부족한 동혁에게 서울대생 과외선생님이 가르쳐주는 수업은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잠이 많은 동혁에게 사랑스러운 체벌로 잠을 달아나게 해 줍니다.
네 맞습니다. 여전히 이유를 모르지만 수업시간에 잠을 잔 동혁은 선생님들에게 매도 맞고 물로도 맞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은 아주 상냥하게 "잠이 좀 깨세요? 다시는 수업시간에 졸지 마세요"라는 아주 경미한 처벌로 체벌을 끝내려 하지만 자신을 도대체 왜 가두고 이렇게 수업시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동혁은 반항심만 생기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학생주임 선생님은 조금 더 강력한 처벌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래도 저래도 딱히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은 동혁이 반기를 들고 반 포기상태에 이르게 되자, 선생님들은 묘수를 생각해냅니다.
그것은 바로 동혁이 끔찍이도 아끼고 자신처럼은 살지 않기를 바라는 동생 동필이가 조직원이 되기 위해 우리 밑에서 훈련받고 있다고 영상을 보여주며 동혁을 협박하게 됩니다. 이를 본 동혁은 동생을 지키기 위해 공부에 대한 태도를 바꿔 수업에 임하게 됩니다. 그들이 동혁을 공부시키게 되면서 하고자 했던 것은 바로 검정고시였는데요, 꾸준한 공부 끝에 동혁은 시험에 합격을 하게 됩니다.
이제 끝났구나 싶어 작별인사를 고하고 교실 밖을 나가려는 동혁에게 학생 주임 선생님은 또 다른 한 가지 목표를 말해줍니다. 바로 형사를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동혁도 형사를 만들어주려는 그들의 프로젝트가 그다지 싫지는 않았나 봅니다. 이제 지식을 쌓아가면서 경험이 쌓였으니 공부에도 속도가 붙었고, 검정고시도 붙었으니 해볼 만하다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동혁은 경찰이 됩니다.
본인은 남들이 보기에 훌륭한 경찰이 되었지만 여전히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동생 동필이가 마음에 걸립니다.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하는 동생이 눈에 밟히지만 자신은 교통경찰 업무를 하며 하루하루를 잘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까지 만들었는데, 가만히 내버려둘 조직원들이 아닙니다. 강력계 형사로 만들어야 써먹어도 써먹는데 만취 운전자 딱지나 끊는 교통경찰이니 조직의 중심인 변호사는 학생주임 선생님에게 어서 빨리 동혁을 강력계 형사로 만들라고 문책합니다.
고민을 하던 학생 주임은 동혁을 위해 강력한 실적을 만들어주기로 마음먹습니다. 바로 탈옥범을 붙잡아 주는 것이었습니다. 감호소 탈주범 백창규를 잡아들이는 계획을 세우기로 하고 실행에 옮깁니다.
안되면 되게 하는 이 놀라운 실행 능력 뭐죠?
바로 조직의 인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범인을 경찰보다 먼저 잡게 됩니다.
사랑의 매와 설득을 통해 범인을 자수하게끔 설득시키고 그 공을 동혁이 세운 것으로 계획합니다.
이로 인해 동혁은 그토록 조직이 바라던 강력계 형사로 근무를 배정받게 됩니다.
꿈에 그리던 강력계 형사가 된 동혁은 부서로 찾아가 보지만 어느 누구 하나 반기는 사람은 없고 반장은 검사들 눈치에 범인을 잡아도 무효로 돌아가 화가 잔뜩 나 있습니다.
뜬금없이 찾아온 동혁을 보고, 능력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사진을 하나 주면서 나가서 한번 잡아와 보라고 합니다. 이름도 모르고 범죄도 모르지만, 사진 속 얼굴 하나 보고 찾아오라는 미션이었습니다.
사람의 옛 경험은 정말 무섭습니다. 자신이 일일이 한 명 한명 수색을 하는 것이 아닌, 동네에 자신의 과거와 비슷했던 양아치 한 명을 아무나 골라 따라다니며 알아서 찾도록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매번 먼저 인사 없이 사랑의 인사를 하고 사진을 보며 "아 딴 놈이네, 미안하다"라는 자신이 배운 젠틀한 사과 함께 사라집니다. ㅎㅎ 매번 당하던 양아치도 형사라 딱히 어떻게 할 수는 없고, 참다 참다못했는지 사진을 줘보라며 자신이 보고 지인임을 알아챈 후 바로 동혁의 수사를 협조하게 됩니다.
아주 단시간에 별다른 노력 없이 범인을 찾은 동혁은 반장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이에 놀란 반장도 미제 사건을 풀어오게 하는데, 이마저도 동혁의 친구였던 겁니다.
이렇게 범인이란 범인은 다 잡아오는 동혁이 맘에 들기 시작한 반장은 더 많은 수사를 함께 다니기 시작했고, 강력계에서 잔뼈가 굵어지는 동혁에게 그동안 조용했던 조직이 자신들의 일을 봐주길 협박합니다.
영화는 점점 갈등 속으로 빠지게 됩니다. 동혁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까요? 과연 무사히 경찰 생활을 잘 마칠 수 있을까요? 자세한 사항은, 영화를 직접 보시고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국 현실: 시험사회와 생존 경쟁
이 영화의 구조는 한국 사회와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한때는 공무원 시험이 청년층의 생존 전략으로 각광받았습니다. 경제 불안, 취업난 속에서 "공시합격 = 생존"이라는 공식이 굳어졌던 시기였죠.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공무원 급여의 매력도 감소하고, 경제구조 변화로 인해
공시 열풍 자체가 약해지는 추세입니다. 더 이상 '시험=생존' 공식이 절대적인 해답이 되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죠.
하지만 여전히, "공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강박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미스터 소크라테스 예고편
교육열: 개인 과외, 기숙학원, 뺑뺑이 시스템
이 구조는 단순히 청년층 문제만이 아닙니다.
한국의 교육열은 초등학생, 심지어 유치원생에게까지 뻗어 있습니다.
- 기숙형 사교육 학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들
- 하루 종일 학원과 과외를 오가는 "학원 뺑뺑이" 시스템
-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험 대비"를 준비하는 구조
이 모든 것은 "더 좋은 학교 → 더 좋은 직업 → 생존"이라는 논리 위에서 정당화되어 왔습니다.
《미스터 소크라테스》 속 동혁처럼,
왜 공부하는지 모른 채, 강제로 끌려가는 공부.
한국 사회 역시, 아이들에게 비슷한 경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경제 구조 분석: 공부는 성장인가, 생존인가
본래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가능성 확장을 위한 것이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졌습니다.
- 공부는 더 이상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무기입니다.
- 교육은 공공재가 아니라, 사적 투자 상품이 되었습니다.
- 그리고 이 투자 상품은 부모의 자본력, 정보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교육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왜곡, 계층 이동성 저하, 사회적 양극화로 직결되는 경제 문제입니다.
결론: 구조를 인식하고 깨어나야 한다
《미스터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구동혁은 자신을 길들이려 했던 조직을 스스로 무너뜨립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영화적 클라이맥스가 아닙니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른 채 달리는 삶을 멈추고,
스스로 질문하고, 구조를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입니다.
한국 사회 또한, 더 많은 시험, 더 많은 학원, 더 많은 경쟁이 진짜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는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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