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이야기

[영화 추천] 난 그저... 사랑받고 싶었어. 기기괴괴-성형수 2020 리뷰, 예고편

by 후랭쿠 2020. 10. 24.

[영화 추천] 난 그저... 사랑받고 싶었어. 기기괴괴-성형수 2020 리뷰, 예고편

저도 그저... 사랑받고 싶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영화 추천해주는 남자 후랭쿠입니다. 단지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인간은 나쁜 것일까요?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든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인간은 그저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하고 남에게 대우받기를 원하며 남에게 무언가 본보기로 삼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동물입니다. 

 남들에게 예뻐 보이거나 잘생겨 보이면 인정을 받고 대우가 달라지고, 남들보다 못생겼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하고 괄시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특성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것을 통제하고 그래선 안된다고 배우며 잘못된 것이라 인식을 하고 성장하는 것도 성숙한 인간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비단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얼굴이 예뻐서 한 순간에 스타가 된 연예인이 자신을 시녀처럼 떠받들며 시중 하는 스타일리스트나 스텝들을 보며 무시를 하거나 갑질을 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연예계 루머로만 들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예쁜 탈을 쓴 몬스터들은 이제 언제든지 우리에게 사이코처럼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민함을 가장한 멍청함은 주변인 모두를 불편하게 하고, 언젠가는 모든 이들의 질타를 받게 될 날이 올 겁니다.

 그 반대로, 평생을 내내 남들에게 놀림거리와 무시를 당하며 살아온 한 인간이 우연한 기회에 선망의 대상이 돼버려 세상을 호령하는 사람이 된다면, 여러분은 어떠한 위험 감수도 하시겠습니까? 

여기 단지 사랑받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릴 준비가 된 여자가 있습니다.  

기기괴괴 성형수 포스터

기기괴괴 성형수 줄거리 

 연예인들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을 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예지, 그녀는 오늘도 그녀가 담당하는 연예인 미리로부터 구박과 멸시를 당합니다. 자주 듣는 말 같아 보이지만 오늘따라 거슬리네요. 꼬우면 때려치우라는 그녀의 말에 오늘도 대꾸 한마디 못해보고 참습니다.    

그녀는 이상하리만큼 너무나 예쁘고 만인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입니다. 하지만 외모의 출중함이 꼭 성격과 비례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화장품과 다이어트 및 각종 광고 모델로 활약을 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지만 성격만은 주변인 모두를 힘들게 하는 갑 중의 갑입니다. 

기기괴괴-성형수 예고편

 오늘도 그녀의 히스테리를 끝이 가는 줄 모릅니다. 그러다 이때 신입이라며 들어오는 배우 지훈이 있습니다. 잘생기고 누가 봐도 매력 넘쳐 보이는 미남입니다. 못생긴 예지에게는 말 붙이는 것도 상상하기 힘든 그가 갑자기 예지를 보며 눈이 예쁘다는 말을 합니다. 

기기괴괴-성형수 예고편

예지는 수줍은 표정으로 당황하지만 이내 미리의 시샘으로 설레는 감정을 숨겨봅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촬영을 준비하며 대기 중인 예지는 보조출연자가 펑크를 내는 바람에 홈쇼핑 광고 촬영에 차질이 생기자 촬영 스텝의 부탁으로 촬영장에 들어가서 모델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쁜 모델이 아닌 맛있는 음식을 마구 먹는 역할이었습니다. 비포어 애프터에서 '비포어' 역학이었죠. 예지는 그저 촬영 스텝이 시키는 대로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먹고 촬영을 마쳤습니다만 이상하게도 후폭풍이 거셉니다.  

기기괴괴-성형수 예고편

인터넷에 올라온 자신의 사진들이 기괴한 말들과 조롱 섞인 악플로 도배가 되어 재생산됩니다. 예지의 유일한 낙은 편의점 음식을 잔뜩 사서 인터넷으로 다른 연예인이나 자신이 담당으로 한 미리의 기사에 악플을 다는 것인데, 우연히 자신이 나온 사진 게시글이 많은 이들의 조롱과 비난에 휩싸이게 된 것을 발견하자, 그녀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습니다. 

기기괴괴-성형수 예고편

그렇게 정신적인 충격으로 방 밖으로도 나오지도 않고 다른 예쁜 연예인 기사에 악플이나 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녀에게 갑자기 찾아온 한통의 문자와 택배. 예지는 자신에게 찾아온 문자가 단순한 스팸 문자가 아니고 자신에게 실제로 온 연락임을 감지합니다. 

"뭘까...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성형수인가" 

기기괴괴-성형수 예고편

그 택배 상자 안에는 성형수 2 통과 USB가 들어있었습니다. 그 광고 속에는 성형수를 홍보하는 여성과 이 여성이 어떻게 이 성형 수라는 액체를 통해 미인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시연 영상이 들어있습니다.  

 "단지 20분만 성형수에 얼굴을 담그고 있으면 당신의 얼굴이 예쁘게 바뀌어버립니다. 지금까지 내가 고통받은 시간에 비하면 이 시간은 찰나와도 같은 시간입니다."

아주 무서운 말이죠. 새로운 삶을 원하느냐는 그녀의 말은 예지의 정신을 쏙 빼놓습니다. 

기기괴괴-성형수 예고편

그녀의 말은 사기가 아니었습니다. 예지는 성형수를 통해 연예인을 해도 될 만큼의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름도 설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새 삶을 찾게 되었습니다. 맞지 않는 큰 옷들은 이제 버려버리고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기 시작합니다. 

기기괴괴-성형수 예고편

 더 이상 예지의 육중한 몸매는 없고, 설혜의 날씬하고 아름다운 몸매와 얼굴을 가진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드라마나 상상 속에서 해왔던 시뮬레이션대로 이 남자 저 남자들을 만나보며 재보고 평가하며 고르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이 무시하는 존재가 아닌 눈도 똑바로 못 쳐다보는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새로운 삶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전의 습관들은 어디 가지 못하죠. 여기에 인기까지 끌게 되니 이제 거칠 것이 없습니다. 인생을 즐기며 더욱더 방탕한 생활로 빠지게 된 것입니다. 거기에 예전에 먹던 습관이 그대로 남아있어 다시 살이 찌기 시작합니다. 

다시 성형수를 사용해보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공짜가 아니죠.   

기기괴괴-성형수 예고편

 엄마는 운동으로 뺄 생각을 해야지 왜 요행을 또 바라냐며 나무라지만 한번 효과를 본 이상 이제 예지, 아니 설화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기기괴괴-성형수 예고편

소속사에 들어가면 더 이상 쓸 일도 없으니 마지막으로 한 번만 사용하겠다고 하고 써보는데, 이제는 욕조에 성형수를 모두 담고 주의사항이라 들었던 20분 알람을 맞춰 놓은 후 욕조에 들어가 휴식을 취합니다. 이런 세상에, 배터리가 방전되어 잠시 잠이 들어버려 주의하라고 들었던 20분을 넘겨버립니다.  

 바로 그 순간!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

얼굴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면서 영화는 우리를 정점으로 이끌게 됩니다. 


 영화에서 예지는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갈구한 여린 아이였고 지금 역시 몸집이 커졌어도 여전히 남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를 보며 그 누가 자신이 받아온 수모와 상처를 이해해줄 사람이 과연 주변에 있었다 생각할까요.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스며들어간 자기 증오와 낮은 자존감은 더욱더 자신을 갉아먹었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닫게 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이를 누군가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기도 합니다. "넌 아직 행복해할 만한 돈이 없어본 거야."

 내가 행복하려 한 것이 무엇 때문이었을까?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이었을까? 아니면 단지 예뻐지기 위한 자기만족 따위의 집착이었을까. 외모가 전부인가? 등 영화는 극으로 다다를수록 관객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웹툰이 원작인 이 영화는 벌써부터 외국 12개 영화제에 초청도 받아 유명세를 치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국내외 동시 개봉을 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조만간 시상식에서도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툰 쉐이딩 기법으로 3D의 영상을 2D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 묘사가 관객들에게 더 자연스러운 몰입갑을 일으킵니다. 다만 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성우들의 목소리가 일반 정극의 연기 톤과는 달라 대사를 이해하고 몰입하는데 약간의 방해 요소가 되었습니다. 조금은 과장된 연기톤이랄까요. 그냥 일반 연기자들이 연기를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후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성우들의 목소리가 패턴화 되어 있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으며 디테일하게 다른 목소리로 캐릭터에 맞게 연기를 해준다 답변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도를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영화를 본다면 여전히 성우들의 과장된 연기톤에 실소를 내게 하는 장면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영화 전체를 이해하고 몰입하는데 심각하게 방해를 할 정도의 요소는 아니었으니 참고 사항 정도로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제작비 문제로 6년이나 걸렸지만 완성도 있게 잘 나왔다는 평이 자자합니다. 제작자인 전병진 PD는 스타투데이 인터뷰를 통해 "이런 프로젝트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기획이고 처음에는 투자나 호응을 하지 않았다. 기웃하는 시선도 있고 그런 것들을 극복하며 만들어갔고 어쨌든 운이 좋아 잘 완성하게 되었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아닌 다른 시도의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인정받아 기존의 선입견을 뚫고 나가는 첫 단추 같은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평을 남겼습니다. 

영화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게 끝내기는 힘든 소재와 전개였습니다. 외모지상주의를 미적 우월감이나 환상이 아닌 단순히 인간의 가죽 껍데기로 표현하면서 우리가 특히 한국 사람들이 사회에서 얼마나 외모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극단적이면서도 건조하게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주말에 운동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 해외에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재도 성형 강국인 한국에서 나왔으니 더 흥행요소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투자를 받아 탄탄한 구성으로 연속극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기괴괴-성형수 영화 예고편

기기괴괴-성형수 명대사

"사랑을... 그저 사랑을 받고 싶었어. 난."


 글을 재밌게 읽어보셨나요? 다음 글이 기대되신다면 나가기 전에 조금만 생각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세계 속 한국의 해외 반응을 공유하는 전 영어강사이자 현 직장인 MBA 대학원생 후랭쿠입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구독 + 공감 = 사랑입니다. 

댓글